Thursday, September 9, 2004

조퇴..

 Mr.Blog...

학창시절 그럴싸한 꾀병으로 조퇴한 경험 있으세요?
블로그씨는 자율학습이 너무 싫어서 아프다는 핑계를 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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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한 꾀병이 아니라.....

고3때...여름에 본 1차 수능 망치고 안그래도 맘상해 있는데...
담임이라는 분께서 날 5교시에 수업하는 선생님한테 양해를 구해서 대신 들어와 하나씩 불러 상담을 하셨었지...전부도 아니고 몇명을 불러서 상담을 하는데 나를 교실의 앞으로 부르더니 엄청나게 구박을 하시더라.....

어쩌다 그리 되었냐는둥....
그래서 대학이나 가겠냐는둥.....

나야 공부를 특출나게 잘한것도 아니요..
키가 큰것도 아니요..
반장이나 그런것도 아니요..
그저 조용하던 어린이여서 그랬는지..그전에 내 이름 한번도 성적표 줄때 빼곤 부르신적 없으셨던 양반께서 나한테 관심이나 눈길 가져준적도 없던 분이....엄청 타박을 하시더라....점수가 왜 그리 나왔는고.....(감정 억제하고 쓴글인거 알지? ^^)

그때가 아마 5교시였을게다...그래서 쉬는시간에 조용히 가방 챙기고 교무실에 가서
담임 선생님 찾아가.....

"저 머리가 어지러워서 조퇴하겠습니다"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나와서 조퇴증 없이 못나간다고 말리는 수위 아저씨께 담임한테 이야기했으니 괜찮다고 무대포로 나가서 집에는 못가고 독서실에서 엎어져잤던 기억이 난다...

결국.....어차피 수업시간만 채우는 나날이었고, 더구나 6교시 마지막 시간은 담임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그날 1시간 조퇴 처리가 되어 평생 못받아서 고등학교땐 꼭 받아볼려고 맹장염 터지는 날에도 학교 자리에 엎드려 엉엉울며 의지를 불태웠던 3년 개근상이 날라갔다..

ㅎㅎㅎ 쓰고 보니 꾀병이 아니고 분노병이네......ㅋㅋ
이노므 승깔머리는......^^

그래도 내가 선생님이었다면, 한번 눈감아주고 상받게 해주련만.......
반면 고2때 선생님은....역시 무뚝뚝이었지만...2학년 끝나는 날 전근 가시면서..성적표 주시면서 마지막 면담할때....

"희망을 가져라...내가 보기에 넌 할수 있다...성적은 부족하지만 1년 열심히 하면 연고대 갈수 있다...너 같은 case많이 봤다...나중에 네 결과는 꼭 다른 경로라도 듣겠다"

말이 좌절하던 나한테 얼마나 희망이었는지...내가 아마 고등학교 자퇴안한건 떠나고 없었던 고2때 담임때문이었을게다.... 더 놀라운건......나랑은 직접 통화 안했지만...고3때 본고사까지 가서 물먹고 있을때 집에 전화까지 해서, 내가 어디를 쳐서 떨어졌다는것도 다 들으셨다면서 엄마랑 통화도 하셨다고 한다....역시 희망의 말들로....

칭찬을 고래를 춤추게 한다니까....^^

조퇴에서 고래까지 나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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